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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5일 주일–사순 제3주일 > 주보

2020년 3월 15일 주일–사순 제3주일 > 주보

압구정1동 성당입니다.

2020년 3월 15일 주일–사순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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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75회 작성일 20-03-14 18:43

2020315일 주일사순 제3주일

(1독서:탈출17,3-7/2독서:로마5,1-2.5-8/복음:요한4,5-42)

 

찬미 예수님.

모든 생명의 근원은 물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간들도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에

물속에 있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9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70% 이상, 노인이 되어 임종이 다가오면 60% 정도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우리 몸은 물이 부족하면 물을 달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오늘 1독서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모세에게 불평을 늘어놓은 내용도

물을 달라였습니다. 물은 생명을 살립니다. 또한 정화의 작용을 합니다.

우리가 매일 얼굴과 몸을 씻을 때 사용하는 물이나 세상의 모든 종교 예식에

사용되는 물이나 모두 영과 육의 정화를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같은 정화를 몸소 보여 주시기 위하여 세례를 받으신 것이었고,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 여인은 육의 생명을 살릴 현실적인 물을 달라고 예수님께

청합니다.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 진정 우리가 청해야 할 물이 어떤 것인지를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그 영원한 생명의 물을 구하되 육신의 갈증

이상으로 주님께 청해야 할 것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목마른 당신께서 먼저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였듯이, 우리 역시 목마른 자 되어 생명의 물을

간절히 청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갈증은 세 가지 갈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는 육적인 목마름입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에는 수도시설이 되어 있지 않았기에 언덕 위에 자리잡은

마을에서 2킬로미터정도 떨어져 저지대에 자리한 야곱의 우물로 물을 길으러

큰 물동이를 이고 날마다 물을 길으러 다닌다는 것은 큰 고역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둘째는 내적인 목마름입니다. 이 여인은 이미 다섯 남자와 살았고,

지금도 혼인하지 않은 채 여섯 번째 남자와 동거하고 있을 정도로 불안정한

사생활에서 오는 목마름입니다. 그러므로 그 여인의 비참한 삶의 자리,

상처와 억압받은 마음, 사람들로부터 단절로부터 오는 외로움 등에서 구원받아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원에 대한 목마름입니다. 사마리아인들은

정통 종교생활에 참여하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천대받으며 살아갔습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영적으로 위로받으며 살다가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과

영원히 함께하는 구원의 길마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인은 영원한 생명의 물을 주신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또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요한 4,15)라며 육적인 갈증을 해결할 우물가의 물이 아닌 영적인

목마름을 해결할 물을 찾게 됩니다.

이제 여인은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그분이 누구신지 서서히 알아가고

자신의 그 채울 수 없는 목마름을 해결해 주실 분이 바로 자기 앞에 앉아 계신

예수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람들에게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니실까요?”(요한 4,29)라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먼저 다가가시어 찾아내시고 끌어내시는 끝없는 사랑, 그 같은 사랑이 죄에 빠진

우리를 살리는 부활의 생명수가 됩니다. 육신을 살리는 물이 아니라, 영혼과

육신을 동시에 살리는 부활의 물을 체험한 여인은 이제 그 기쁜 소식을 마을 사람

들에게 알립니다. 자기 혼자 부활의 생명수를 마시기에는 너무도 벅찬 기쁨을

누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이기고 생명의 부활을 체험한 이들은 그 벅찬

기쁨을 가슴 안에 감추어 둘 수 없습니다. 이웃들도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자신

이 맛본 부활을, 영원한 생명을 주는 물을 마시도록 인도하고 싶어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알리는 신비이며 기쁨입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이

기쁨을 체험한 뒤, 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로마 5,8).

우리는 세례를 통해 예수님을 알고 있고, 예수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생명에

참여하는 영광속에서 살아가기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의 죄와 악한 유혹들이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생명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코로나19라는 질병이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pandemic)으로 번져나가며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선취하도록

이끌어 주신 생명의 길을 안개처럼 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은 끊임없는 희망으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물을 목말라 해야 합니다.

또한, 사랑의 주님으로부터 그 생명수를 거져 마셨다면, 그 물을 다른 이들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것이 사순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자세입니다.

이번 한주간 구원의 선취를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코로나19라는 두려움보다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찾아오셔서 선포해 주시는 복음을 통한 삶의 기쁨이 더욱 큰 기쁨이라는 것을

깨닫는 한주간 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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